텔레그램 활용해 중국까지 원격 포교하기도
박건도 기자 입력 2023.06.16 15:10 수정 2023.06.21 23:48
▲중국 동포 출신의 한 신천지 신도가 자신의 텔레그램 톡방을 보여줬다. 사진은 서울
구로구 가리봉동 한 병원 앞. '오늘도 청춘'이라는 신천지 행사가 휴대폰에서 보인다.ⓒ데일리굿뉴스
[데일리굿뉴스] 박건도 기자 = "중국 동포 많지. 이 사람이 소개해줘서 들어 갔어."
최근 서울 구로구 가리봉시장에서 만난 한 신천지 신도가 휴대폰 주소록을 가리키며 이같이 말했다. 이OO 전도사라는 한 여성의 연락처였다. 함께 찍은 사진도 보여줬다. 전도사가 아닌 신천지 간부였다.
자신을 중국 동포로 소개한 그는 신도만이 들어갈 수 있다는 신천지 텔레그램 톡방을 보여주기도 했다. 그곳에는 신천지 행사나 온라인 성경 공부방이 공유되고 있었다. 성경 공부방과 관련해서는 "중국 가서도 배우고, 여기서도 배운다"고 답했다. '어느 지파냐'고 물어보니 '다대오'라고 했다.
신천지는 이처럼 가리봉시장 상인에게도 접근하고 있었다. 상인 대다수는 조선족이다.
한 정육점 사장은 "신천지 신도들은 자신을 신천지라고 안 한다"면서도 "이들이 나눠준 물티슈와 전단지를 보면 신천지인지 알 수 있다"고 했다.
조선족들이 주로 모이는 교회에서도 신천지의 포교 정황이 포착됐다.
가리봉동에서 사역하는 한 목회자는 "훈련을 많이 받은 교구 지도자들조차 신천지에 포섭돼 버렸다"며 "성경에 대한 열정이 남다른 조선족들의 특성을 알고, 신천지가 이들을 포섭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22년간 가리봉동에서 조선족을 섬겨온 한중사랑교회(담임목사 서영희) 역시 신천지 추수꾼에 의해 성도들을 잃었다. 추수꾼은 신천지라는 신분을 숨긴 채 교회에 잠입해 활동하는 신도를 말한다.
서영희 한중사랑교회 담임목사는 "조선족들의 숙식을 돕기 위해 교회 내 사랑의 집이라는 숙소를 운영하고 있었는데 신천지가 이곳에서 생활하며 친분을 쌓은 뒤 성도들을 데리고 나갔다"며 "교통사고 나서 병원에 입원한 한 성도에게 상식적으로 생각할 수 없는 보상금을 받게 해 주겠다고 접근한 뒤 신천지 교육을 시키기도 했다"고 밝혔다.
신천지의 조선족 관리는 바다 건너 중국에서도 계속 됐다. 중국으로 귀국한 이들은 온라인 상에서 신천지와 연락을 이어가다 결국 포섭됐다.
서 목사는 "신천지가 친절하고 끈기있게 접근하는 것에 넘어가 버리는 경우"라며 "중국 교회가 정부의 과도한 통제 아래 놓이게 되자 활성화 되지 못하고 딱딱하고 굳어져 가는 사이에 이단들이 활개 치며 정통교회로 위장해 접근한다"고 우려했다.
진용식 한국기독교이단상담소협회 회장은 "신천지가 조선족을 포섭하기 위해 경제적 지원, 문화 체험 등을 미끼로 접근한다"며 "이들의 공격적인 포교에 맞서 한국교회도 모든 물질을 동원해 이들에게 올바른 복음을 가르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건도 기자 gundokey@good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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