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포털뉴스ㅣ정윤석 기자ㅣ승인 2024.04.16 12:07
한국기독교이단연구학회 공식 출범, 이단연구가·신학자·목회자·법조인 함께한다
한국기독교이단연구학회(학회장 유영권 박사)가 2024년 4월 13일 창립 및 제 1회 학술회를 개최해 비상한 관심을 끌었다. 한국기독교이단연구학회는 이단연구를 목적으로 설립한 석사 이상의 학위자를 회원으로 받는 국내 최초로 설립한 학회다.
유영권 학회장
‘한국교회 이단 현황과 대처 진단의 필요성’을 주제로 창립 인사를 대신한 유영권 학회장은 “한국 정통교단으로부터 규정된 이단 관련 집단은 대략 20여 곳이고 미혹된 사람의 숫자는 150만~200여만명으로 알려졌다”며 “이단 집단은 갈수록 조직이 거대해지고 체계화돼가며 대규모 자산을 배경으로 정통교회가 감당할 수 없는 정도의 홍보와 포교활동을 하고 그 영향력을 외국에까지 무섭게 뻗쳐가고 있다”고 밝혔다. 유 학회장은 “이러한 이단 상황을 고려할 때 한국교회는 지금 이단대처에 더욱 관심을 집중해야 하고 강한 대응 능력을 갖춰야 하며 적극적 공세를 취해 이단의 쇠퇴를 이끌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단 쇠퇴를 이끌어내기 위한 효과적 전략에 대해 유 학회장은 △교회의 이단 규정을 부정할 수 없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교단 간 규정 기준의 통일안을 만들어야 한다 △이단을 막아내기 위해 목회자들이 먼저 이단에 대한 충분한 지식과 정보를 갖고 사전교육과 훈련을 철저히 받아야 한다 – 이를 위한 신학교 이단 과목 개설은 필수다 △교단이 서로 연합해 동시 다발적 공세를 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유 학회장은 “이단연구학회를 통해 이단 문제와 관련, 공신력 있는 정보와 지식을 한국교회에 널리 제공하며 이단대처에 앞장서겠다”며 “이단 전문가들의 충분한 현장 관찰과 검토, 조사와 연구에 근거한 발표와 한국교회의 뛰어난 신학자들의 논평을 통해 신학과 현장이 어울어진 뛰어난 이단대응 연구 자료를 제공할 것이다”고 다짐했다.
첫번째 발제를 진행한 강경호 박사
학술회 첫 번째 강연자로 나선 강경호 박사(미국 Covenant Bible Seminary D.min)는 ‘초대교회의 이단 현황과 대처 분석’을 주제로 발제했다. 강 박사는 기독교 1세기부터 4세기까지를 초대교회로 정의하고 그 기간에 나타난 이단사상, 인물, 영지주의부터 마니교까지를 총망라한 57페이지 소논문을 발표해 주목을 끌었다. 초대교회 유수의 이단 중에서도 강 박사는 “특별히 조심해야 할 사상은 ‘영지주의’보고 있는데 그 이유는 지식을 통해 깨닫고 해탈하여 구원을 얻을 수 있다는 그들의 관점은 오늘날 신인합일을 주장하는 여러 이단에 영향을 주었기 때문이다”며 “초대교회에 나타났던 다양한 이단들은 사라진 것이 아니라 더욱 변신하여 광명의 천사로 나타나 오늘날에도 수많은 신자들을 미혹하고 있다”며 경계했다.
논평하는 김지훈 박사
김지훈 박사(안양대학교 신대원 교회사)는 강 박사의 발제문을 논평하며 “이 한편의 논문만 가지고도 초대교회 당시의 이단들에 대해 거의 섭렵할 수 있을 정도의 방대한 분량을 보여주고 있다”며 “초대교회 이단들의 각 분파와 설명이 풍성해 M.div 과정에 있는 신학생들, 그리고 실제적인 지식이 필요한 목사님들께 권하고 싶은 논문이다”고 평가했다.
두번째로 발제한 이덕술 박사
학술회 두 번째 강연자로 나선 이덕술 박사(미국 Grace Theological Seminary 선교학)는 ‘중세시대와 종교개혁 시대의 이단 현황과 대처 분석’을 주제로 발표했다. 이 박사는 중세시대의 이단들(대표적으로 보고밀파, 카타리파 등)을 판단하고 대처했던 로마 가톨릭과 그 이후, 종교개혁자들에게 영향을 준 ‘복음적 이단’(왈도파, 존 위클리프, 존 후스 등)을 분류해서 설명했다. 특히 이 박사는 중세시대 ‘아말릭파’를 소개하며 “이들은 아브라함 안에서 성육신의 성부시대가 시작됐고 마리아 안에서 성자의 시대가 시작됐으며 아말릭파 안에서 성령의 시대가 시작됐다고 주장했다”며 “성부, 성자 시대가 이미 지나갔고 이제는 성령의 새로운 시대가 열렸으므로 자신들을 통해서만 성령의 인도를 받아서 살고 성령의 인도를 받기에 죄가 있을 수 없다고 주장한 단체”라고 소개했다. 비슷한 시기를 살다간 ‘요아킴’과 유사하게 삼시대론을 주장했음을 볼 수 있다.
논평하는 박상봉 교수
이 박사의 발제에 대해 논평한 박상봉 박사(합동신학대학원 대학교 역사신학)는 “중세시대와 종교개혁 시대에 다양한 이단들을 각 이단들의 신학적 특징과 함께 제시함으로써 우리의 교회사적 지평을 넓혀줬다”며 평가했다.
세번째로 발제한 탁지일 교수
탁지일 박사(부산장신대학교 교회사)는 ‘현대 한국교회의 이단 현황과 대처 분석’을 주제로 발제했다. 탁 박사는 한국 이단 연구사가 일제 강점기 무라야마 치준의 ‘유사종교 연구’로 출발해 해방 이후 이강오 교수(전북대)의 ‘신흥종교 연구’, 탁명환 소장의 반사회적 범죄 종교 집단에 대한 연구로 맥을 이어왔고 외국의 경우 통일교 출신 스티븐 하산, 영국 INFORM, 국제컬트연구협회 등을 통해 활발히 전개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탁 박사는 국내 이단 연구와 해외 네트워크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한국교회의 이단 대처는 이단 연구 비판 뿐 아니라 피해자들의 회복과 치유에 대한 관심으로 영역이 확대되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탁 박사는 특히 “이단들은 교회의 문제점을 부각시키면서 주변 사회의 동의를 얻는 한편 자신들을 대안 세력으로 제시하면서 정당성을 확보해 나간다”며 “따라서 개혁대상으로 여겨지는 한국교회가 개혁의 주체로 우뚝설 때 이단의 도전에 효과적으로 응전하며 대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논평하는 이성호 박사
탁 박사의 발제에 대해 이성호 박사(고려신학대학원 교회사)는 “한국에서 이단 연구의 역사를 살피는 것은 오늘 창립되는 이단연구학회가 어디로 가야 할지를 결정하는 데 좋은 길잡이가 될 것”이라며 “과거의 이단 연구는 이단들의 교리적 오류와 도덕적 폐해를 지적하는 데 상대적으로 집중했지만 이제 그것과 더불어 왜 이단들이 기성 신자들에게 심지어 목회자들에게도 매력이 있는지 심도 깊은 분석이 필요하다”고 논평했다.
발제에 앞서 이승구 박사(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 조직신학)가 설교, 이승진 박사(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 설교학), 정동섭 박사(가족관계연구소장), 박형택 목사(한국기독교이단상담소장), 서영국 목사(고신 이단대책연구소장), 박기준 변호사(법무법인 우암), 변세권 목사(예장 합신 총회장)가 축사했다. 이외에도 김정현 목사(학회 총무), 최원일 목사(학회 편집부장), 구종성 목사(학회 회계), 박대현 목사(학회 서기)가 사회를 진행했고 임원주 목사(진리침례교회)가 마치는 기도를 담당했다.
학회의 임원진(우측부터 남기홍 목사, 박재현 목사, 최원일 목사, 구종성 목사, 김정현 목사)
학회 임원진은 학회장 유영권 목사를 비롯해 남기홍 목사가 후원 이사장 및 대표간사, 신학자문위원으로 권오윤 교수(아신), 김병훈 교수(합신), 박상봉 교수(합신), 유해석 교수(총신), 이상웅 교수(총신), 이성호 교수(고신), 이승구 교수(합신), 이승진 교수(합신), 정동섭 교수(침신)를 위촉했다. 법률자문은 박기준 변호사, 홍종갑 변호사(법무법인 사명)가 맡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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