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종교ㅣ장기준 목사ㅣ2025.01.24 08:30 입력
최근 유튜브 채널 을 통해 알려진 박혁 전도자의 활동은 한국교회 내에서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20만여 명(2024년 12월 10일 기준)의 유튜브 구독자와 많은 SNS 팔로워를 보유한 1993년생 인플루언서 박혁의 사역 방식과 신학적 태도는 전통적인 기독교와 큰 차이를 보이며, 특히 치유와 축귀 사역의 자극적인 퍼포먼스가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신학 지식 부재
박혁의 가장 근본적인 문제는 정규 신학교육의 부재다. 체계적인 신학 교육을 받지 않은 그는 성경을 자의적으로 해석한다. 이는 부실한 기초공사 위에 화려한 건물을 세우는 것과 같은 위험을 내포한다. 특히 SNS와 미디어의 영향력이 강한 오늘날, 이러한 왜곡된 가르침은 빠르게 확산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된다.
신학적 기초가 없는 자칭 영적 지도자의 등장과 그 영향력 확대에 대해 교회와 신앙 공동체, 특히 대학생 및 청년들이 더욱 경각심을 가지고 주시해야 한다.
자기 최면과 신격화
박혁이 보여주는 점진적인 자기 신격화 현상은 특히 우려된다. 미국 심리학회의 정의에 따르면 자기 신격화는 과대망상적 자기애적 성격장애와 자기최면화 과정을 거친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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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를 신격화된 존재라고 믿는 교주들만이 확신을 가지고 사람들을 미혹할 수 있다”는 지적처럼, 그는 자신을 ‘특별한 하나님의 사람’으로 내세우며 독특한 영적 권위를 주장한다. 해외 집회 영상에서는 현대판 샤먼을 연상케 하는 모습을 보이지만, 무대에 오르는 과정에서 보이는 긴장감은 아직 완전한 자기 최면 단계에 이르지 못했음을 시사한다.
겉으로는 강한 확신과 카리스마를 내비치려 하지만, 그의 내면에는 여전히 불안과 긴장이 존재한다는 점이 영상 곳곳에서 포착된다. 마치 권투선수가 링에 올라갈 때 긴장되고 떨리는 마음을 진정시키기 위해 자기 최면을 거는 듯 보인다. “어설픈 종교 사기범은 결코 이단 교주로 성공하기 어렵다”는 사실에 비춰볼 때 아직 스스로를 완전히 믿지 못하는 상태, 즉 아직 성장단계에 있는 젊은 교주의 불안한 심리상태를 드러내는 듯하다.
이처럼 박혁이 보여주는 행태는 아직은 완성된 교주의 면모라기보다는 자기 신격화 과정에 있는 과도기적 양상을 보여준다. 이는 그가 아직 완전한 내적 동기화에 이르지 못했음을 시사하며, 동시에 그의 사역이 얼마나 위험한 방향으로 발전할 수 있는지를 경계하게 만드는 중요한 신호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이러한 단계의 위험 신호들을 놓치지 않아야 한다.
성경의 자의적 해석
박혁은 성경을 자신의 필요에 따라 자의적으로 해석하고 사용한다. 교회도 옳지만 자신들도 옳다고 주장하는 이단 교주는 성공할 수 없으며, 교회에는 구원이 없고 자신들에게만 구원이 있다는 배타적인 주장이 통해야 포교에 성공할 수 있다. 박혁은 이러한 방식으로 기성교회와 차별화된 ‘특별한’ 해석과 능력을 강조하고 있다.
이는 ‘이단들의 표절 행위’로 규정될 수 있는 성경 왜곡이며, 신자들의 올바른 신앙 성장을 저해하는 심각한 문제다. 따라서 이러한 성경 왜곡 현상을 교회 공동체의 본질을 위협하는 중대한 도전으로 인식하고, 교단의 신뢰성이 담보된 기독교 신학 연구 학술기관들의 분별력 있는 신학적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
기존 질서의 부정
박혁의 메시지는 기성교회 질서를 부정하고 무너뜨리려는 경향을 보인다. “이단 교주는 자신이 따르던 교주를 딛고 넘어서야 성공한다”는 분석처럼, 그는 기성교회의 체계를 넘어서 자신만의 독자적 권위를 구축하려 한다. 기성교회 질서를 ‘오래된 악’으로, 자신들을 ‘새로운 선’으로 나누는 이항대립과 흑백논리로 현실을 부정하는 것은 교회의 건강한 공동체성을 해체시키는 위험한 행보다.
수천년 동안 이어져 온 교회의 전통과 질서는 신앙 공동체의 영적 지혜가 축적된 결과물이다. 실제로 박혁을 추종한 세력들이 미국 내 한인교회에서 문제를 일으켜 기성교회가 분열된 사례가 있어, 이러한 위험 신호들을 주의깊게 살피고 공교회성이 지닌 건강한 질서를 지켜내야 한다.2)
권위주의적 통제
박혁의 사역에서는 권위주의적 리더십이 두드러진다. “이단들의 가부장적이고 권위주의적인 특징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는 분석처럼, 그는 추종자들에 대한 강력한 통제력을 행사하며 일방적이고 수직적인 관계 구조를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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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유사역에서 드러나는 폭력적인 태도와 강제적 억압성은 자기 모순적이며, 이는 공격적 성향으로 발전할 수 있다. 이러한 적대감은 집단 내부로 향할 수 있는데, 사회로부터의 도피와 내적 응집력 강화, 또는 기존 사회에 대한 비난과 내집단 의식 강화로 나타난다.3)
현대의 디지털 환경은 이러한 권위주의적 메커니즘을 더욱 강화시킨다. SNS는 겉으로는 수평적 소통 수단으로 보이지만, 한편으론 일방향적 메시지 전달과 통제의 도구가 된다. 실시간 방송, 댓글 통제, 선별적 정보 공개 등은 이러한 통제를 더욱 효과적으로 만든다.4)
이는 단순한 개인의 리더십 문제가 아닌 현대 종교 문화의 구조적 취약성으로 이해되어야 하며, 특히 젊은 세대들이 이러한 권위주의에 취약할 수 있다.
경제적 사익 추구
“이단 교주들에게 경제적 부의 형성은 피할 수 없는 운명이다”라는 분석은 박혁의 사역에서도 뚜렷이 드러난다. 해외 집회와 유튜브 활동을 통한 수익 구조는 영적 능력의 자본화, 상품화로 이어지고 있다. 최근에는 온라인 의류사업까지 진출하였다. 불안정한 수입원을 보완하기 위한 고정적 수입처 확보로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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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경제적 기반 구축은 단순한 부의 축적을 넘어, 추종자들에 대한 더 강력한 통제력과 영향력 확보로 이어질 수 있다. 경제적 자립은 독립적인 종교 조직의 기반이 되어 기성교회 질서로부터의 완전한 이탈을 가능하게 한다. 따라서 이를 잠재적 이단화의 전조 현상으로 인식하고 경계해야 한다.
기만적 퍼포먼스
박혁의 집회가 보여주는 기만적 축귀, 치유 퍼포먼스는 가장 심각한 문제다. “이단 교주는 속여야만 성공한다”는 말처럼, 이는 진정한 영적 체험이 아닌 감정적 조작이나 팬덤을 위한 마술 콘서트에 가깝다. 특히 이러한 퍼포먼스는 ‘엔터테인먼트화된 신앙’이라는 새로운 위험을 보여준다.
박혁은 이러한 시대적 욕구를 정확히 포착하여, 신앙을 하나의 ‘종교적 엔터테인먼트’로 재구성하는 위험한 실험을 하고 있다. 더욱 우려되는 것은 이러한 현상이 박혁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이다.
미국의 예배학자 피터워드는 그의 저서 『Selling Worship』에서 기성교회들 역시 청년들의 이탈을 막기 위해 예배와 집회를 점차 ‘엔터테인먼트화’ 경향을 보이는 것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5)
화려한 음향과 조명, 감정을 자극하는 프로그램, SNS 친화적 콘텐츠 제작은 이미 많은 교회의 일상이 되어가고 있다. 이는 신앙의 본질을 왜곡하고 영적 체험을 오락적 소비재로 전락시킬 위험이 있다. 따라서 시대의 변화에 발맞추되, 신앙의 본질을 잃지 않는 균형 잡힌 시각과 지혜가 요구된다.
박혁의 사역은 성공하는 이단 교주의 7가지 특성과 놀라울 정도로 닮아있다. 필자는 연상호 감독의 넷플릭스 드라마 <지옥>에서 ‘화살촉’이라는 극중 종교 집단이 보여준 현상과 박혁의 사역 사이에 유사성에 눈길이 갔다.
〈지옥〉에서 극중 ‘새진리회’의 젊은 교주인 정진수를 따르는 ‘화살촉’은 초자연적 현상을 종교적으로 해석하고, SNS를 통해 급속도로 영향력을 확장하며, 기존 종교의 권위에 도전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특히 주목할 만한 것은 박혁과 〈지옥〉 두 현상 모두 디지털 시대의 종교성을 정확하게 포착하고 있다는 점이다. 체계적인 신학 교육의 부재, 자기 신격화, 성경의 자의적 해석, 기존 질서의 전복 시도, 권위주의적 리더십, 경제적 이익 추구, 그리고 기만적 퍼포먼스라는 요소들이 SNS라는 현대적 플랫폼과 결합하여 더욱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지옥〉에서 보여준 것처럼, 현대인들의 불안과 공포, 그리고 확실성에 대한 갈망은 종종 새로운 형태의 종교성으로 표출된다. 박혁 현상 역시 이러한 시대적 불안과 영적 갈망이 빚어낸 결과물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는 동시에 기성교회가 이러한 시대적 요구에 제대로 응답하지 못하고 있음을 방증하는 것이기도 하다.
더욱 우려되는 것은 이러한 도전 앞에서 기성교회들마저 점차 ‘엔터테인먼트화’되어 가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마치 <지옥>에서 기존 종교가 새로운 현상 앞에서 무력화되어 가는 것처럼, 현대 교회 역시 본질을 잃어가며 시대의 흐름에 휩쓸려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봐야 한다.
따라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이러한 현상에 대한 단순한 비판이나 맹목적 수용이 아닌, 시대적 도전 앞에서 신앙의 본질을 지키면서도 현대인의 영적 필요에 올바르게 응답할 수 있는 지혜로운 분별력이다. 〈지옥〉이 던진 날카로운 종교 비판과 박혁 현상이 제기하는 도전은, 결국 현대 교회가 스스로를 성찰하고 갱신해야 할 때임을 알리는 중요한 신호라 할 수 있다.
특별히 우려되는 것은, 박혁의 성공 모델을 따라 ‘기독교계의 아이돌’을 꿈꾸는 새로운 종교 인플루언서들의 등장이다. SNS상에서 ‘sister jee’, ‘JAEHAN MINISTRY’, ‘PASTOR JOOEUN’ 등 여러 명의 ‘기독교 인플루언서’들이 박혁의 사역 방식을 모방하며 자신만의 팔로워 층을 형성하려 시도하고 있다.
이들은 마치 K-POP 아이돌 그룹처럼 ‘영적 콘텐츠’를 제작하고 소비하게 만드는 새로운 형태의 종교 문화를 만들어가고 있다. 종교적 권위와 영향력이 단순한 ‘콘텐츠’나 ‘엔터테인먼트’로 변질될 때, 그것은 더 이상 참된 영성이나 신앙의 영역이 아닌, ‘종교적 팬덤’을 형성하는 상업적 도구로 전락하게 된다.
‘좋아요’와 ‘구독자 수’에 의존하는 SNS 플랫폼의 특성상, 이러한 ‘기독교 인플루언서’들은 점점 더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콘텐츠를 생산하게 될 위험이 있다. “이단 문제는 상식과 합리성의 잣대로 판단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 신앙과 영적인 눈으로 바라보아야 할 문제”라는 지적은 이러한 맥락에서 더욱 의미심장하다.
종교적 인플루언서를 꿈꾸는 이들은 명심해야 한다. 진정한 영적 지도자의 길은 ‘팔로워’ 숫자를 늘리는 것이 아닌, 참된 제자를 양성하는 것에 있다는 점을 말이다.
화려한 조명과 카메라 앞에서의 퍼포먼스가 아닌, 겸손과 섬김의 자리에서 시작된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따라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이러한 현상에 대한 단순한 비판이나 맹목적 수용이 아닌, 시대적 도전 앞에서 신앙의 본질을 지키면서도 현대인의 영적 필요에 올바르게 응답할 수 있는 지혜로운 분별력이다.
〈지옥〉이 던진 날카로운 종교 비판과 박혁 현상이 제기하는 도전은, 결국 현대 교회와 종교 지도자들이 스스로를 성찰하고 갱신해야 할 때임을 알리는 중요한 경고음이다.
1) American Psychiatric Association, DSM IV, 이근후외공역 『정신장애의진단및통계편람 제4판』 (서울: 하나의학사, 1994), 843-847. 자기애성 성격장애의 진단 기준은 DSM IV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내용이다. 1. 과대 망상적 느낌 2. 끝없는 성공과 이상적 사랑에 집착한다. 3. 자신이 특별한 사람이라고 인식하고 높은 지위의 사람에게만 이해될 수 있다고 믿는다. 4. 지나친 존경을 요구한다. 5. 특별한 권리가 있다고 믿고 불합리한 기대를 가진다. 6. 자신의 목적을 위하여 타인을 이용한다. 7. 공감이 결핍되어 있다. 8. 타인을 질투하거나 타인들이 자신을 질투한다고 믿는다. 거만하고 도도한 행동이나 태도를 취한다.
2) “유튜버 박혁 쫓는 추종성도...美 한인교회 분열 시켰다”, 데일리굿뉴스, 2023.08.07. 기사. https://www.goodnews1.com/news/articleView.html?idxno=423850 (2024.10.25.일 검색)
3) 노길명, 『한국신흥종교연구』(서울, 경세원, 1996), 244-245,
4) 이광석. “디지털 세대와 소셜 미디어 문화정치”. 『동향과 전망』 2012, 84, 102-129.
5) Pete Ward, Selling Worship: How What We Sing Has Changed the Church (Authentic Media,,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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