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종교 | 조하나 간사2021.03.19 08:48 입력
“하은(가명)아, 정신 차려.” “하은아, 같이 가자. 영이 죽는단 말이야. 제발.” 어두컴컴한 지하 주차장에서 경찰이 아무리 조용히 하라고 해도 신천지인들은 말을 듣지 않았습니다. 한 경찰이 하은이 본인의 의사를 물어보는 사이 신천지인들이 하은이에게 오는 것을 다른 경찰들이 저지하자 하은이의 결정에 영향을 주기 위해 신천지인들은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다른 한쪽에서는 하은이 부모님께서 하은이가 경찰에게 어떤 말을 할지 몰라 마음 졸이며 초조하게 서 있었습니다. 경찰은 부모님과 신천지인들에게서 하은이를 분리시켜놓고 하은이와 단둘이 대화를 했습니다. 계속해서 상담을 더 받기 위해 부모님과 여기 머물 것인지, 아니면 하은이를 찾아온 신천지인들을 따라갈 것인지 본인의 의사를 묻는 대화였습니다.
하은이가 부모님의 간곡한 설득에 의해 이단상담을 받은 지 고작 2주밖에 지나지 않았던 날이었습니다. 게다가 이 상담이 시작되기까지 얼마나 많은 시간과 아픔이 있었는지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는 부모님의 속은 새까맣게 타들어 갔습니다. 오래된 금식으로 몸도 지칠대로 지쳐있던 어머니는 가슴을 부여잡으며 하은이의 결정만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1년 전 두 남매가 신천지인 것을 알게 된 하은이의 부모님께서는 남매를 앉혀 놓고 신천지의 잘못된 점을 한참 동안 설명하셨습니다. 장로님이신 아버님에게 사랑하는 두 남매가 신천지라는 것은 받아들일 수도, 타협할 수도 없는 문제였습니다. 밤새 오간 이야기 끝에 남매는 신천지에 가지 않겠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남매는 부모님 몰래 신천지 생활을 계속 이어나갔고 남매의 거짓말을 알게 된 부모님은 이단상담 없이는 남매를 제자리로 돌려놓을 수 없겠다고 판단하셨습니다. 문제는 하나도 아니고 둘이나 된 신천지인인 남매를 어떻게 되돌릴 수 있는가 하는 것이었습니다. 부모님은 동시에 아들과 딸을 상담시킬 수 없어 신천지에 먼저 들어간 아들부터 상담하기로 했습니다. 아들이 A 상담실에서 상담을 듣기로 한 날, 딸은 신천지의 지시로 가출을 했습니다. 이미 각오는 한 부모님이셨지만, 딸의 가출 소식에 마음이 아팠습니다.
딸을 찾는 것도 중요한 일이었지만 이미 시작한 아들의 상담을 멈출 수 없었습니다. 딸의 가출까지 손 놓은 채 아들의 회심만을 바라고 있는 부모님의 기대는 어긋났습니다.
A 상담실에서는 상담을 받은지 한 달이 지나도 신천지로 돌아가겠다는 아들이 맹목적인 신앙을 하는 것 같다며, 이쯤에서 상담을 종료하고 이만희 교주가 죽을 때를 기다리자고 했습니다. 아들을 포기하는 것은 가출한 딸까지도 포기하는 것이 되어버리는 일이라 부모님은 쉽게 받아들일 수 없었습니다. 부모님은 눈앞에서 아들딸이 병들어 죽어 가는데, 더는 손쓸 수 없다며 의사에게 사망선고를 받은 것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모두가 포기하고, 가망이 없다고 해도 자식이 죽는 것을 바라보고만 있을 수 없었던 부모님은 급하게 저희 상담실의 문을 두드리셨습니다. 한 번 상담을 받은 신천지인들은 내성이 생겨서 두 번째 상담으로 회심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그러나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으로 상담을 의뢰하시는 부모님의 간청을 외면하기는 더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아들의 상담이 시작 되었습니다. 방관하는 태도로 상담을 듣던 아들이, 마침 하나의 신천지 교리의 모순이 눈에 들어오자 마음을 열고 상담을 듣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진행되는 상담을 통해 감사하게도 잘못된 신천지 교리를 깨닫고 회심했습니다. 그제야 한숨 돌린 부모님은 가출한 딸을 되찾기 위해 신천지 센터 앞에서 시위했습니다. 여러 신천지 센터를 다니면서 아침저녁으로 “신천지는 내 딸을 돌려 달라”는 피켓을 들고 시위했습니다. 그러자 신천지는 딸에게 경기도로 가 있으라고 지시를 했습니다. 그리고는 신천지인들은 시위하시는 부모님께 하은이는 여기 없는데, 왜 여기서 하은이를 찾느냐며 오히려 큰 소리로 부모님의 시위를 저지하려 했습니다. 하은이가 이곳에 있든 없든 어쨌든 신천지와 연결이 되어 있는 것을 아는 부모님께서는 아랑곳하지 않고 시위를 이어나가셨습니다. 부모님께서 잠깐 시위를 하시다가 그만둘 것이라 생각했던 신천지의 생각과는 달리 계속되는 시위에 신천지가 타격을 입게 되자 결국 신천지는 타지로 보낸 딸에게 집에 들어갈 것을 지시했습니다. 그렇게 다시 찾은 딸을 집으로 데리고 와서 오랜 시간 동안 설득 끝에 시작된 상담이었습니다. 신천지로부터 오빠가 변심했다는 소식을 들었던 하은이는 너무나도 허무하고 오빠가 원망스러웠습니다. 오빠 몫까지 더 열심히 신천지 신앙을 해야겠다며 이를 악물고 다짐했습니다. 오빠의 탈퇴로 신천지에 홀로 남은 하은이는 이미 이단상담에 대한 반증교육을 많이 받았고, 첫 2주간은 입을 꾹 다문 채 질문도, 답도 하지 않는 상태라 상담은 쉽지 않았습니다. 이제 겨우 조금 마음이 열려가고 있다고 느꼈을 때, 갑자기 신천지인들과 경찰이 상담실 주차장으로 들이닥쳤습니다. 저희 상담실에서 상담을 받고 있다는 것을 안 신천지인들이 하은이가 원하지 않는 상담을 부모님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받는 것이라며 인권유린의 문제로 경찰에 신고한 것이었습니다. 만 20세가 넘으면 본인의 의사가 가장 중요한지라 경찰은 하은이에게 명확한 의사를 물으러 온 것이었습니다. 다행히 하은이는 “상담을 끝까지 들어보겠다”라는 말을 경찰에게 했고, 이에 경찰은 하은이를 부모님께 돌려보냈습니다. 그리고 부모님과 함께 하은이는 신천지인들의 외침을 뒤로 한 채 경찰의 보호를 받으며 상담실로 들어왔습니다. 상담실로 들어온 뒤에도 부모님은 놀란 가슴이 진정되지 않아 힘들어했습니다. 그러면서도 부모님은 하은이가 신천지를 탈퇴하겠다는 것도 아니고 단지 상담을 끝까지 들어보겠다는 사실 하나에 진심으로 감사해 했습니다. 겉으로는 티 내지 않으려 노력했지만, 2주간의 상담이 진행되는 동안 이미 마음속으로는 신천지가 참 진리가 아니라는 생각에 하은이는 흔들리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상담은 계속 진행되었고, 계속되는 신천지의 실체 확인에 하은이는 신천지 교리가 잘못되었음을 인정했습니다. 인정하고 나면 마음이 괜찮아질 줄 알았지만, 현실은 아니였습니다. 하은이와 같이 신천지 신앙 생활하던 신천지인들이 하은이가 신천지 말씀이 부족해서 신천지를 탈퇴했다고 생각할 것이라는 마음이 들자 더 마음이 아팠고 속상했습니다. 그뿐 아니라 하은이는 신천지에서 보여주는 것만 믿고, 듣고, 다른 말을 절대 듣지도 않는 신천지인들이 불쌍하고 안타까웠습니다. 하은이는 그들이 신천지의 실체를 바르게 볼 수 있는 기회가 생기고, 잘못된 곳에서 나올 수 있기를 기도해야겠다는 마음을 가졌습니다. 잘못된 성경공부로 남매가 신천지에서 시간을 허비했지만, 부모님의 간절함과 포기하지 않음으로 두 남매는 바른 성경관과 구원관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다시 생각해도, 만약 하은이가 신천지인들과 경찰이 찾아왔을 때 신천지인을 따라갔더라면 하는 생각에 아직도 심장이 벌렁거리고 아찔합니다. 그 순간의 생각을 하나님께서 지켜주셔서 하은이가 상담을 끝까지 잘 받을 수 있었고, 또 바르게 분별하여 하나님의 은혜 안에 들어올 수 있었습니다. 이 모든 것이 다 하나님의 은혜입니다. 짧은 순간까지 간섭하시고 인도하시는 하나님께서 신천지 이단에서 방황하고 있는 영혼들을 건져내시기 위해 한순간도 놓치지 않고 일하시고 계심을 믿습니다. 오늘도 일하시고 계시는 하나님을 찬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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