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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천지, 모략포교의 재구성

현대종교 | 오기선 기자 mblno8@naver.comㅣ2025.10.22 09:00 입력


편집자주: 본 글은 최이진(가명)씨와의 인터뷰와 최씨가 사이비종교 게시판에 올린 글을 바탕으로 기자가 재구성한 내용이다.


첫 만남은 우연이었다. 천호역 인근 카페였다. 젊은 남성과 여성이 다가와 말을 걸었다. 유튜브 채널<엠플리 MBTI X PLAYLIST>를 운영한다고 했다. MBTI별로 음악플레이리스트를 추천해 주는 채널인데, 잠시 인터뷰가 가능하냐고 물어왔던 것이 계기가 됐다.


질문은 별다를 게 없었다. MBTI, 즐겨 듣는 음악 등이었다. 인터뷰가 끝나자 “최근에 협찬을 받았는데, 무료로 심리상담을 받을 수 있다”고 제안했다. 마음 한구석에 여러 가지 의심이 들었지만, 호기심이 생겼고 연락처를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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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채널 <엠플리 MBTI X PLAYLIST>

이후 상담사와 연결이 됐다며 연락이 왔다. 1시간씩 일주일에 두어 번 정도의 만남을 가졌다. 처음에는 성경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었다. 그냥 인생 그래프 등을 도구로 하는 심리상담만 진행됐다. 고민하던 부분에 대해 공감해 주며 상담이 진행되다 보니 서서히 스며들었다.


몇 주가 지났을까. 내면을 자세히 보려면 성경을 봐야 한다는 의미의 말들을 여러 번 했다. 그맘때쯤, 또래로 보이는 젊은 남성이 함께 상담을 받기 시작했다. 상담사는 같이 상담 받고 서로 친해지면 좋겠다며 그 남성을 소개했다.


그렇게 두 명이 함께 상담을 받게 됐고, 이후 성경을 넘어선 종교 관련된 질문이 오갔다. 주된 질문은 “신을 믿느냐”는 것이었는데, “안 믿는다”고 하니 계속 설득하려고 했다. 그리고 신은 존재하며, 성경공부를 해야 한다는 말을 반복해서 강조했다. 이 말들은 강요에 가까웠다.


어느 날은 이 상담사가 선배가 만나고 싶어 한다면서 또 다른 사람을 소개했다. 다만 심리상담만 할 뿐 ‘종교이야기’는 꺼내지 않았다. 그 뒤로는 처음 만난 상담사와의 만남만 이어졌다.


이상한 우연이 겹친 날도 있었다. 대화 도중 갑자기 상담사가 “회사에서 전화가 왔다”며 나갔다. 마침 낯선 남성이 다가와 쪽지를 건넸다. 겉모습은 정말멀쩡해 보였다. 쪽지에는 ‘당신 앞에 있는 분이 정말 큰 빛을 가졌습니다. 오늘 그분을 통해 엄청난 기회를 제안받을 것입니다. 기회를 놓치지 말고 꼭 잡아야 합니다’라고 적혀 있었다. 그리고 그 기회를 놓치면 큰 화를 입게 될 것 이라고 써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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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을 가장해 접근한 신천지 신도의 쪽지

때마침 상담사가 돌아왔다. 상담사는 전에 소개했던 선배가 프로젝트를 하나 하고 있는데, 추천하고 싶다고 했다. 이상했다. 하지만 설마 ‘신천지나 사이비한테 당하겠냐?’라는 생각이 들어 의심을 접어 두기로 했다.


그렇게 센터로 인도됐다. 둔촌동 인근의 한 건물 6층이었고, 간판에는 ‘윤슬’이라고 적혀 있었다. 하지만 인터넷 어디에도 ‘윤슬’에 대한 정보를 찾아볼 수 는 없었다. 센터교육이 시작됐고, 지난번에 상담받았던 남성과 꼭 같이 들으라는 것을 강조했다. 그리고 성경의 역사 등을 교육하면서도 ‘성경공부하는 것을 주변에 알리지 말라’고 신신당부했다.


전도사라고 불리는 사람들은 천사와 악마 탈을 쓰고 연극을 하기도 했다. 천사는 ‘주변에 성경공부한다고 말하지 말라’고 유혹하고, 악마는 ‘성경공부에 대해 주변에 알리라’고 유혹하는 내용이었다. 그리고 미디어 금식이이라는 명목으로 스마트폰, TV 등을 보지 말라는 강요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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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씨가 제공한 신천지 강의 영상 캡쳐

이제는 의심을 ‘확신’으로 바꿔야 했다. 증거가 필요했다. 이단상담소 글을 찾아보니, 신천지의 포교에 걸려든 것이 확실해 보였다. 모든 만남과 우연이 짜여진 각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단상담소에서 제공하는 탈퇴서를 작성해 센터를 찾아갔다. 마침 강의 중이었고, 무작정 강단으로 나가 사람들에게 “여기 신천지인 것을 아느냐”고 물었다. 그러니 강사는 “증거 있냐? 경찰에 신고 하겠다”며 쫒아냈다. 끌려 나가면서 탈퇴서를 내밀었다. 그러면서 “여기 신천지 아니냐”고 계속 캐물었지만, 묵묵부답이었다. 이윽고 포기한 듯 그럼 어떻게 해주면 되겠냐고 물어와 “탈퇴서에 적힌 대로 해달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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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씨가 지목한 신천지 센터 ‘윤슬’

며칠 뒤 카페에서 강사를 마주쳤다. 강사는 “강의하고 있는데 맘대로 신천지라고 난리 친 것에 대해 잘못했다고 생각하지 않느냐”고 물었다. 모든 걸 속이고 센터로 인도한 것은 잘못이 없냐고 따져 묻자, 강사는 법적인 문제가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속인 것은 미안하지만 신천지라는 걸 알리면서 접근하거나 성경공부를 하려고 하면 일단 거부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는 말을 전해왔다. 속여서라도 새로운 것을 깨닫게 해주면 좋은 것 아니냐는 뉘앙스였다.


그리고 며칠 뒤 강사는 전화를 걸어 서로 오해가 있으니 한번 만나자고 했지만 단박에 거절했다. 나중에 오해가 풀리면 연락하라며 연락이 끊겼다.


최이진(가명)씨는 길거리에서 만난 우연을 계기로 신천지에서 성경공부를 하게 됐다. 모든 것은 우연을 가장한 짜여진 각본이었다. 이 일을 겪고 나서 그간 해오던 영업직을 관두게 됐다고 한다. 사람에 대한 실망이 커지니 그 일을 도저히 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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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현대종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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