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발적회심] 1년 6개월 한 영혼을 향한 기다림
- 부산성시화이단상담소

- 4일 전
- 6분 분량
현대종교ㅣ조하나 실장ㅣ2026.05.28 09:23 입력
눈앞에 차분하게 앉아 있는 사람이, 1년 6개월 동안 문자로만 연락하던 신천지 전도사라는 사실은 두 눈으로 보면서도 쉽게 믿기지 않았습니다. 1년 6개월 동안 문자로만 연락을 주고받았던 사이였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얼굴을 서로 마주 보는 것은 처음이었지만 낯설지 않았습니다.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그래도 용기 내어 상담소를 찾아온 그녀에게 오히려 고마운 마음까지 들었습니다.
오래전에 한 청년을 만났습니다. 그 청년은 독서 모임을 하면서 마음이 따뜻하고 착한 동생 윤정(가명)이를 알게 되었다고 했습니다. 인터넷을 통해 시작된 독서 모임은 네 사람으로 구성되었습니다. 선정된 한 권의 책을 2주 동안 읽은 뒤 주말에 만나서 소감을 나누는 모임이었습니다. 처음 본 사람들이었지만 독서라는 같은 취미가 빠르게 친밀해질 수 있도록 만들었습니다. 책의 내용을 중심으로 한 토론의 장이었지만 서로의 가치관과 삶의 철학, 고민도 대화 가운데 자연스레 담기게 되었습니다. 진솔한 대화와 토론으로 서로를 더 잘 이해하게 되었고, 서로의 삶을 진심으로 응원해 주는 사이가 되었습니다.
청년은 윤정이가 자신과 같은 기독교인인 것을 알고 반가웠습니다. 그래서 청년은 먼저 자신의 교회와 교회 생활에 대해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평소에 다른 사람 이야기에 공감을 잘하고 자기 생각을 솔직하게 표현하던 윤정이가 유독 교회 이야기만 나오면 말을 아꼈습니다. “어느 교회에 다녀?”라는 질문에 윤정이는 “집 근처 교회에 다녀요”라면서 교회 이름을 말하지 않았습니다. “요즘 좋아하는 찬양팀은 누구야?”, “교회에서 부활절 행사로 뭐해?”, “너희 교회는 여름 수련회는 어디로 가?”라는 질문에 말끝을 흐리며 질문에 답하지 않았습니다.
보통의 기독교 청년보다 성경 구절도 많이 외우고 성경에 대한 지식도 많은 것처럼 보이는 윤정이가 막상 교회 생활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는 것에 청년은 뭔가 이상하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모임 중에 종종 윤정이가 핸드폰이 울리면 밖으로 나가서 은밀히 통화를 하고 돌아오는 것도 석연찮았습니다.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네 사람이 모여 독서 모임을 하면서 청년은 윤정이에게 자신이 갖고 있는 의구심에 대해서 솔직하게 털어놓았습니다. 청년은 사람과의 관계에 있어서 신뢰를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데, 무언가를 속이고 감추는 사람에게는 마음이 닫히게 되어 관계를 이어가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윤정이가 무엇인가를 숨기고 있다는 생각이 들고, 그런 생각이 계속 맴도니 윤정이와의 관계가 조금 껄끄럽다고 말했습니다. 동시에 이런 마음이 계속 들면 자신은 더 이상 독서 모임을 지속하기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그러자 갑자기 분위기가 어색해졌습니다. 함께 있던 두 사람도 진지한 청년의 모습에 당황해했습니다. 네 사람에게 독서 모임은 서로에게 성장의 시간이자 위로와 격려가 되는 시간이었기 때문에 갑작스러운 청년의 탈퇴 의사는 윤정이의 마음을 무겁게 했습니다. 한참을 고민하던 윤정이는 마침내 입을 열었습니다. 그리고 아주 조심스럽고 떨리는 목소리로 자신이 신천지 전도사로 활동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자신이 신천지인이라고 밝히면 편견을 가지고 자신을 대할 것에 대한 염려와 걱정으로 말하지 못했다고 사과했습니다. 신천지에 오랜 세월 있으면서 전도사까지 되었고, 일주일 내내 신천지 사람들을 만나고 신천지 관련 일만 하다 보니 어느덧 서른이 가까웠다고 했습니다. 문득 지난 세월을 돌아보니 20대가 다 신천지에서 보낸 시간이었음을 깨닫자, 조금 답답함을 느꼈다고 합니다. 그래서 잠시나마 신천지라는 공간을 벗어나 숨이 트일 시간과 공간을 갖고 싶었다고 이야기했습니다.
그래서 선택한 것이 이 독서 모임이었습니다. 2주에 한 번 이렇게 신천지가 아닌 오로지 ‘윤정이’로서 머물 수 있는 시간을 보내고 싶었다고 고백했습니다. 그러면서 본인이 신천지인이라고 처음부터 솔직하게 밝히지 못했음을 진심으로 사과했습니다. 윤정이의 솔직한 고백에 청년은 적지 않게 놀랐습니다. 윤정이가 신천지 신도라는 것도 생각지 못했고, 신천지 전도사로 활동하고 있다는 것도 더 큰 충격으로 다가왔습니다. 동시에 윤정이의 솔직한 사과는 청년에게 윤정이를 꼭 신천지에서 나올 수 있도록 돕고 싶게 만들었습니다. 그래서 청년이 윤정이를 어떻게 하면 신천지에서 나올 수 있게 할 수 있는지 도움을 구하기 위해 상담소를 찾아온 것이었습니다.
신천지 전도사라는 말을 들을 때 상황이 쉽지 않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전도사라면 평소 수강생들에게 “이단상담소에 가면 영이 죽는다, 선악과다”라고 교육을 하는 위치입니다. 그러한 전도사가 스스로 선악과를 먹을 필요성을 느끼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청년은 독서 모임을 통해 지켜본 너무나 착한 윤정이가 신천지 신도라는 것이 너무 안타깝게 느껴진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윤정이가 상담을 받도록 본인이 설득을 해보겠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혹시 저의 전화번호를 윤정이에게 알려줘도 되는지 조심스럽게 물어보았습니다. 전도사라는 위치 때문에 상담소에 쉽게 찾아가지 못할 것을 인지한 청년이 최소한 통화를 통해서라도 윤정이에게 상담의 기회를 만들어 주려는 마음이 전해졌습니다. 청년의 진심이 느껴져서 윤정이가 원한다면 알려줘도 괜찮다고 답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생각지도 않게 신천지 전도사에게서 전화가 왔습니다. 떨리는 목소리로 전화한 전도사는 예의를 갖추며 청년의 소개로 전화하게 되었다고 했습니다. 선뜻 믿기는 어려웠지만, 청년의 간절한 마음을 외면할 수 없어 한 번쯤은 상담소에 가서 이야기를 나눠보고 싶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최근에 신천지 신학원이 개강했는데 자신이 전담 전도사로 배정되었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이번 신학원 과정이 마칠 때까지는 시간을 도저히 낼 수 없다고 이야기를 했습니다. 전도사는 죄송하다는 말로 전화를 끊었습니다. 전화 통화를 하고 나서 다시금 전도사의 말을 되새겨보았습니다. 전혀 오지 않을 상담이었다면 굳이 전화해서 자신의 상황을 변명할 필요나 이유도 없었을 것입니다. 청년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를 지키기 위함이었다면 직접 정중히 거절하고 마무리 지을 수도 있었을 것입니다. 그런데도 금단의 선악과라고 여겨지는 이단상담소에, 그것도 신천지 전도사가 전화를 걸어서 신학원 개강 때문에 올 수 없다고 친절히 상황을 전달한 점은 쉽게 지나치기 어려웠습니다. 이것이 어떤 의미일까를 깊이 생각하면서 장문의 문자를 보냈습니다.
“안녕하세요? 전도사님. 전화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최근 신천지 개강으로 많이 바쁘셔서 시간 내기가 곤란하신 상황 이해합니다. 사실, 이렇게 직접 연락하는 것도 전도사님 입장에서는 쉽지 않은 일이었을 텐데 용기 내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신천지만 보고 달려가셨을 텐데 한 번쯤은 객관적으로 신천지의 교리가 성경과 같은 이야기를 하는지를 확인해 보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무엇보다 하나님 앞에서 무엇이 진리인지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지금까지는 신천지의 이야기만 일방적으로 들었다면 반대쪽의 이야기도 성경을 기준으로 듣고 분별해 보시길 감히 권하고 싶습니다. 저는 전도사님을 한 번도 뵌 적은 없지만 오늘부터 전도사님의 영혼을 위해 기도하겠습니다. 개강이 끝나고 여유가 되실 때 꼭 한 번 상담소를 찾아주세요. 연락 기다리겠습니다.”
한 자 한 자 기도하는 마음으로 신천지 전도사에게 보냈습니다. 하나님께서 전도사의 마음을 감동시켜 주시기를 기도했습니다. 다행히 전도사는 그리하겠다며 짧게 답신을 보냈습니다. 그렇게 6개월의 시간이 흘렀습니다. 신천지 신학원이 보통 6~8개월 일정으로 진행되는데 이 시점은 마무리되는 시기라 초반보다는 여유로워집니다. 문득 생각이 나서 전도사에게 안부 문자를 보냈더니 며칠 후 거짓말처럼 답신이 왔습니다. 서로 경계하는 듯하면서도 안부를 물으며 예의를 갖추었습니다. 조심스레 다시금 상담을 권유했습니다. 전도사는 자신이 이단상담소를 가려 하거나 신천지의 교리에 의문을 가지고 알아보려는 수강생을 오히려 다독이고 상담소를 찾아가지 못하도록 단속하는 위치인데, 정작 본인이 이렇게 이단상담소와 몰래 연락하는 것에 죄책감이 느껴진다며 혼란스러움을 비추었습니다. 전도사의 내적 갈등에 공감을 표하며 하나님께서 마음을 열어주실 때를 기다리겠다고 했습니다.
또다시 시간이 흘렀습니다. 신천지 전도사에게서 연락이 왔습니다. 요즘도 신천지 몰래 독서 모임을 하면서 회원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그들과 오래 교제하면서 신천지의 전일 사역자로 살아가는 자신과 다른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는 회원들의 모습이 대비되었고 그 가운데 여러 가지 생각이 든다고 했습니다.
평범한 독서 모임인, 개인의 여가 시간조차 신천지에 말하지 못하는 현실에 답답함을 느꼈습니다. 신천지에서는 왜 개인의 여가 시간을 숨겨야 하는지, 그것이 왜 죄책감으로 이어져야 하는지 자신도 쉽게 이해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신천지에서는 1분 1초라도 헛되이 보내지 않고 하나님의 역사 완성을 위해 포교를 해야 한다고 가르치는데, 전도사라는 사람이 개인적 쉼을 위해 취미 시간을 보내는 것 자체가 하나님께 죄짓는 것처럼 여겨지도록 신천지에서 교육받았기 때문입니다.
신천지 전도사가 안타까웠습니다. 이렇게 신천지 전도사와의 문자는 끊어질 듯 아슬아슬하게 1년 6개월간 이어졌습니다. 완전히 끊어지지 않고 이어지는 것만으로도 하나님께서 이 전도사를 포기하고 계시지 않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마침내, 기적처럼 하나님께서 전도사의 마음을 움직여 이단상담소로 오게 하셨습니다. 여기까지 온 것만으로도 하나님께서 이미 그녀의 삶 가운데 일하고 계심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전도사는 그동안 신천지 생활을 하면서 깊이 묻어두었던 신천지 실상 교리에 대한 의구심을 솔직하게 털어놓았습니다. 수강생이 질문할 때마다 애써 변명하며 넘겼지만 사실은 본인도 의아해했던 점이 많았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신천지 실상에 관해 확인해 나갔습니다. 신천지의 실상이 점점 바뀌어 가고 이만희씨의 증언 또한 일관성이 없는 부분들을 자료를 통해 확인시켜 주었습니다. 전도사는 본인이 수강생들을 가르치는 위치에 있었음에도 정작, 신천지 실상에 대해서 제대로 모르고 있었음에 충격을 받았습니다. 또한 예언의 성취라고 믿어왔던 실상의 내용들이 계속해서 바뀌어 왔다는 점을 보며, 신천지의 실상이 결국 허상에 불과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문득 자신이 확신하지도 못한 것을 붙들고 있었고, 또한 그것을 다른 사람에게 전하고 있었던 사실에 깊은 허탈감을 느꼈습니다. 동시에 평범한 일상의 삶을 포기하고 신천지에 헌신하며 살아왔던 지난 시간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모르겠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도 진실을 더 알아가는 것에 두려운 마음도 생긴다고 했습니다. 혼란스러워하는 그녀에게 성급하게 결정 내리기보다 상담을 계속 진행하면서 더 깊이 고민해 보자고 이야기했습니다. 영혼의 생명이 달린 만큼 중요한 일이니 두렵더라도 용기를 내어 한 번 부딪혀보자고 했습니다. 다만, 먼저 신천지 전도사의 사명을 내려놓을 것을 권했습니다. 직분에 대한 책임감으로 인해 객관적인 판단을 하지 못할 것을 염두에 둔 권유였습니다.
감사하게도, 전도사는 당장 신천지를 탈퇴한 것은 아니었지만 조언을 받아들여 전도사 직분부터 내려놓았습니다. 그러자 신천지 내에서 전도사가 아니라 윤정이라는 자신의 이름으로 불리게 되었고, 그동안 거의 경험해 보지 못한 쉼 또한 누리게 되었습니다. 덕분에 혼자 ‘생각’이라는 것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자신의 미래의 삶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기 시작했습니다. 20대를 신천지 안에서 보냈기에 막상 신천지를 벗어나더라도 무엇부터 시작해야 할지 몰라 막막하고 두려웠습니다. 그러나 동시에 자신이 지금까지 어떠한 삶을 살아왔는지를 돌아보게 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상담이 진행되는 가운데 전도사는 점차 생각을 정리해 갔고, 결국 신천지가 잘못된 곳임을 인정했습니다.
본인의 젊은 날의 시간과 정성을 모두 쏟아부었던 신천지가 잘못된 곳임을 알고 많이 힘들어했지만 윤정씨는 생각보다 빨리 마음을 추스르고 일어섰습니다. 물론 자신이 신천지 전도사로서 신천지를 탈퇴하는 것에 대한 부담은 있었습니다. 의도치 않게 ‘전도사의 탈퇴’라는 큰 이슈로 주목받고 싶지 않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조용히 신천지에서 잊히는 편을 선택했습니다. 이후 자신의 미래를 위해 공무원 시험 준비를 시작했습니다. 자연스럽게 신천지에서는 전도사 직분을 내려놓고 세상의 욕심을 따라 살게 된 오명(?)을 뒤집어썼지만, 신천지에서 말하는 ‘신앙 유약자’가 되어 점점 신천지에서 관심을 덜 받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서서히 신천지와의 연결을 끊어나갔고 결국, 신천지에서 완전히 나오게 되었습니다.
이후 윤정씨는 공무원 시험에 합격하게 되었고 자신이 살던 지역을 떠나 새로운 장소에서 진짜 자신의 삶을 살게 되었습니다. 또한 하나님 안에서 진리를 만나 참 자유를 누리며 살면서 이단으로부터 나오게 하신 하나님께 감사의 고백을 드리며 살고 있습니다. 윤정씨를 살리신 과정을 통해, 인간의 생각으로는 불가능해 보이는 일이라도 하나님께서 일하시면 불가능한 일이 없다는 것을 다시금 느낍니다. 오늘도 윤정씨처럼 이단에 속한 많은 영혼들이 하나님의 일하심 가운데 참 진리 앞으로 인도되어 참된 자유를 누리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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