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증거인멸과 도주의 우려 있어”
피해자 측, 5명 추가 고소 예정
기독교복음선교회 교주 정명석씨가 탄 차가 4일 오후 6시 55분쯤 대전지법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치고 대전 둔산경찰서 유치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과거 여신도를 성폭행했다는 이유로 징역형을 살았던 기독교복음선교회(JMS) 교주 정명석(77)씨가 재차 같은 범죄를 저질렀단 혐의로 구속됐다. 정씨로부터 피해를 당했다는 여성 5명은 추가 고소 방침을 밝혔다.
대전지방법원(신동준 영장전담판사) 등에 따르면 이날 정씨는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외국인 여신도 2명을 지속해서 성폭행하거나 추행한 혐의로 법정 구속됐다. 법원은 구속영장 발부 사유로 정씨가 증거인멸과 도주의 우려가 있다는 점을 들었다.
한때 JMS 신도였던 A씨와 B씨는 지난 3월 정씨가 신도 성폭행 등의 죄로 법원으로부터 징역 10년을 선고받고 복역한 뒤 2018년 출소한 직후에도 같은 범죄를 저질러왔다고 주장하며 정씨를 경찰에 고소했다.
정씨를 상대로 몇 차례 소환 조사를 벌인 충남경찰청은 지난달 29일 정씨에게 상습준강간 등의 혐의를 적용해 사전구속영장을 신청했고, 대전지검은 이를 법원에 청구했다.
정씨는 출소 이후 전자발찌를 착용한 상태에서 재차 유사 범죄를 저지른 것이 아니냐는 의심을 받는 상황이다. 하지만 JMS 측은 “전혀 사실로 확인되지 않은 왜곡·과장된 일방적인 주장”이라며 혐의를 부인해 왔다.
JMS 정명석 교주를 고소한 A씨(단상 가운데)가 지난 3월 서울 광화문 변호사회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정씨로부터 당한 성폭행 피해 내용을 폭로하고 있다. 국민일보DB
김도형 전 엑소더스 대표는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정씨가 출소한 직후에도 또다시 같은 범죄를 저지르리라 충분히 예상했다”며 “피해자들을 상대로 한 음란 동영상도 세간에 떠돌아다닌다고 하니 그 피해가 크다”고 설명했다. 엑소더스는 정씨와 그의 사교 집단인 JMS에 피해를 당한 이들의 모임이다. 엑소더스 측은 법원의 이번 정 교주 구속 결정에 환영의 뜻을 표하며, 같은 피해를 당했다고 주장하는 외국인과 한국인 피해자 5명 이름으로 정씨를 추가 고소하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정씨가 그동안 구속되지 않고 자유롭게 돌아다니고 있어 형사고소를 주저해 왔다”며 이같이 전했다. 김 전 대표는 “JMS에 있어 키가 크고 외모가 뛰어난 여성은 집중 포교 대상”이라며 “이번 추가 피해자들은 빠르면 중·고등학생 시절부터 그리고 외국에서부터 포섭돼 정씨로부터 피해를 당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JMS 측은 이런 혐의가 불거질 때마다 내부 신도들에게 전부 다 모함이라고 속이며 교육한다”며 “조직 수뇌부도 개인의 이익을 위해 조직적으로 정씨를 두둔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정씨는 이번 고소에 맞서 대형 법무법인을 선임하는 등 초호화 변호인단을 꾸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도 신도, 변호인 등 10여명과 함께 심문 1시간여 전 일찌감치 법원으로 들어가 취재진을 따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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