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일보ㅣ임보혁기자ㅣ입력 : 2024-03-04 03:01
이재록 생가터 유입 바닷물 신성시
무안만민교회, 어제 ‘권능의 단물’
24주년 행사… “기적 등으로 신화
이수진 체제 유지하려는 듯” 분석
과거 전남 무안군 무안만민교회 내에 있었던 무안 단물 터(왼쪽)와 2020년 11월 폐공(가운데)된 모습. 오른쪽은 지난달 28일자 중앙일보(위)와 조선일보에 실린 만민중앙교회 이수진 당회장 취임 관련 광고(빨간 테두리). 박성호(가명) 목사 제공, 중앙일보·조선일보 PDF 캡처
한국교회가 이단으로 규정한 만민중앙교회 당회장에 이수진 당회장직무대행이 최근 공식 취임하며 2세 체제에 돌입했다. 이단 전문가들은 분열로 내홍을 겪는 이 단체가 체제 유지를 위해 조직 내에서 성수처럼 여겨지는 ‘무안 단물’을 앞세우고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3일 한국기독교이단상담소협회 광주이단상담소(소장 임웅기)에 따르면 만민중앙교회의 지부교회 격인 무안만민교회는 이날 전남 무안군의 교회에서 ‘권능의 무안 단물’ 24주년 기념행사를 개최했다. 무안 단물은 만민중앙교회 초대 교주로 최근 사망한 이재록의 생가터에 있는 화정샘물로, 만민중앙교회 신도들에게는 성스러운 물로 여겨진다.
만민중앙교회는 2000년 3월 무안만민교회 인근으로 유입되는 바닷물이 정화돼 미네랄이 풍부한 양질의 물로 바뀌었다며 홍보에 나선 바 있다. 교회 측은 이 물이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도 받았다고 홍보했지만 2020년 11월 무안군청으로부터 수질 기준 부적합 판정을 받고 폐공됐다. 교회 측은 2022년 10월 지하수를 새로 파 조경용으로만 사용하겠다며 관할 관청 등에 허가를 받았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만민중앙교회가 여전히 성수처럼 여긴다고 본다.
과거 무안만민교회에 소속돼 있다 탈퇴·회심한 박성호(가명·64) 목사는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만민중앙교회는 여전히 이 물을 ‘권능의 단물’이라고 부르며 신도들을 ‘가스라이팅’하며 속이고 있다”면서 “이 물을 앞세워 만민중앙교회의 역사와 꿈이 여전히 진행 중이라며 신도들의 이탈을 막으려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만민중앙교회는 이재록이 여신도 성폭행 혐의 등으로 2019년 구속 수감된 이후 두 개의 분파로 분열됐다. 이런 상황에서 이재록의 막내딸인 이수진은 지난달 25일 만민중앙교회 위임목사이자 당회장으로 공식 취임했다. 일부 신문에서는 관련 광고를 지면에 게재하기도 했다. 이수진으로서는 자신이 이재록을 이을 적임자임을 알리고, 신도들의 이탈을 막기 위해서는 무안 단물의 신비감을 앞세울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임웅기 소장은 “무안 단물의 기적은 만민중앙교회 신도들을 세상으로부터 지켜주고 잡아주는 버팀목 같은 역할을 한다”고 했다. 이어 “이수진은 이재록의 후광효과에 힘입어 체제를 공고히 해왔지만 이재록이 사망한 이후 추문과 내부 분열 등으로 더는 이재록의 영광을 재현하기 힘들게 됐다”며 “이수진 체제하의 만민중앙교회 지도부는 기적과 이적 등의 신화 작업을 통해 체제를 유지하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임보혁 기자 bosse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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