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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회심] 차단이 아닌 설득, 진정한 친구

현대종교 | 조하나 실장ㅣ2026.06.19 10:20 입력 | 2026.06.17 17:02 수정


정수(가명)는 약 석 달 전, 상담소를 통해 자신이 무려 4개월 동안이나 성경을 배우러 다녔던 곳이 ‘신천지’였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그곳에서 완전히 벗어난 청년입니다. 친절이라는 가면 뒤에 숨겨진 신천지의 위선과 거짓, 그리고 성경과 논리에서 벗어난 교리를 상담소에 와서 두 눈으로 확인했습니다. 그리고 누구든지 신천지의 거짓과 모략에 속을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앞으로는 영적 분별력을 갖고 살아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그 후 신천지를 정리하자 갑자기 밀려오는 마음의 공허함을 채우기 위해 고등학교 시절 친구인 민성이(가명)와 함께 헬스를 시작했습니다. 서로 다른 대학교에 다니는 두 사람은 수업을 마친 뒤 거의 매일 저녁 헬스장에서 만나 같이 운동했습니다. 그 시간은 정수에게 신천지와의 좋지 않은 기억을 잊고 텅 빈 마음을 채우며 일상을 회복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부터 민성이는 저녁에 약속이 있다며 헬스를 종종 빠지기 시작했습니다. 정수는 대학 생활을 하다 보면 그럴 수 있다고 대수롭지 않게 넘겼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주 3일을 빠지기 시작했습니다. 두 달 가까이 주 3일을 규칙적으로 빠지는 민성이의 모습은 과거 신천지 센터를 다녔던 자신의 모습을 떠올리게 했습니다. 정수는 조심스럽게 민성이에게 주 3회나 어디를 다니는지 물었습니다. 그러나 민성이는 두루뭉술하게 말하며 얼버무렸고, 그 모습은 오히려 정수의 의심을 키웠습니다. 분명 민성이가 고정적으로 어디를 다니는 것 같은데 대답을 회피하는 모습은 무언가를 숨기고 있는 느낌을 주었기 때문입니다.


이상한 것은 이뿐만이 아니었습니다. 모태 솔로였던 민성이가 갑자기 한 이성 친구에 대해 이야기를 꺼내기 시작했습니다. 우연히 알게 된 새로운 친구라고 설명했지만, 최근 들어 자주 만나는 듯 보였습니다. 민성이가 그 이성 친구에게 호감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분명했지만, 정수가 보기에는 일반적인 데이트나 이성 교제와 같은 느낌은 들지 않았습니다. 특히 수상했던 것은 민성이가 그 이성 친구를 만나고 있는 동안에는 전화나 메시지 연락이 되지 않았습니다. 민성이의 모습은 자신이 신천지에 다녔을 때의 모습과 많이 닮아있었습니다.


그리고 생각해 보니 교회를 다니지 않던 민성이가 성경에 대해 무심코 질문한 것도 이상했음을 뒤늦게 알게 되었습니다. 정수는 이 모든 것이 이상해서, 상담소로 고민을 나누려 찾아왔습니다. 정수의 이야기를 듣고 민성이에게 지금 주 3회 다니는 곳이 어떤 곳이며, 어떻게 가게 되었는지, 그리고 새로운 친구는 어디서 어떻게 만나게 되었는지에 대해 이야기를 서로 나누고 민성이의 대답을 들어보자고 했습니다.


며칠 후, 헬스를 하다가 일부러 엿보려고 한 것은 아니었는데, 정수의 눈에 들어온 것은 민성이 폰에 뜬 메시지였습니다. “오늘 아카데미에 몇 시에 와? 오늘 수업 전에 전도사님과 보강이 있어”라는 말에 정수는 더 이상 모른 척할 수 없었습니다. 자신이 신천지에 다녔을 때 담당 전도사라는 사람과 나누었던 메시지와 너무나도 비슷했기 때문입니다.


헬스를 마치고 차분히 이야기를 나누려고 계획했던 정수는 더 이상 기다리지 못하고 운동을 하다 말고 민성이에게 자신이 궁금하고 걱정이 되는 부분에 대해서 폭포수처럼 질문을 쏟아부었습니다. 정수의 갑작스럽고 다급한 질문에도 아무런 반응 없이 침묵을 지키는 민성이가 의심스러웠습니다. 그래서 정수는 자신이 몇 달 전 신천지를 만나게 된 경험을 이야기하면서 혹시 아무에게도 알리지 않고 성경에 대해서 배우는 것이 아니냐며 물었습니다. 그제서야 민성이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고 합니다. 이에 정수는 정통 교회에서는 교회 밖에서, 아무에게도 알리지 않은 채 성경을 가르치지 않는다고 말해 주었습니다. 그러면서 자신이 신천지에서 배웠던 내용을 하나씩 이야기하자 민성이 눈이 커지면서 놀라는 것이 느껴졌습니다. 이를 알아차린 정수는 더 이상 망설이지 않고 자신과 함께 이단상담소에 가서 이야기를 해볼 것을 강력히 권유했습니다. 이렇게 하여 정수가 민성이를 데리고 급하게 상담소로 찾아왔습니다.


민성이는 말을 많이 하지는 않았지만 묻는 말에 솔직히 이야기하기 시작했습니다. 민성이가 신천지를 만난 건 4개월 전이었습니다. 학교 버스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고 있는데 한 학생이 다가와 즉석에서 간단히 할 수 있는 심리테스트를 권했습니다. 어차피 버스를 기다려야 하는데 기다리는 동안 무료하지 않게 가볍게 테스트하는 것이 문제될 것이 없어 보였습니다. 그래서 간단히 그림을 그리는 심리테스트를 하면서 테스트를 권했던 학생과 자연스럽게 이런저런 이야기를 주고받게 되었습니다. 기다리던 버스가 도착했고, 마침 이 학생도 같은 버스에 올라타게 되면서 두 사람의 이야기는 이어졌습니다. 심리테스트라는 명목 아래 성격과 취미, 좋아하는 것들에 대한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나왔는데 처음 만난 학생임에도 불구하고 서로 잘 맞아서 신기하기도 하고 좋았습니다. 민성이가 버스에서 내릴 때까지 이야기는 계속되었고 두 사람은 이것도 인연이라며 친구가 되기로 하고 연락처를 주고받았습니다.


며칠 뒤 심리테스트를 했던 친구에게서 연락이 왔고 두 사람은 자주 만나게 되면서 친해졌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그 친구는 자신의 꿈이 심리상담사인데 이를 위해 심리상담 공부를 하려고 하는데 같이 하지 않겠냐며 민성이에게 권했습니다. 이미 그 친구에게 이성적 호감을 느끼고 있던 민성이는 함께 하는 시간을 갖고 싶어서 고민 없이 같이 공부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그렇게 민성이는 친구와 함께 심리상담사로 소개된 사람에게 8회에 걸쳐 공부를 하고, 자연스럽게 센터라는 곳으로 인도되어 본격적으로 성경을 배우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심리상담으로 시작된 공부가 어느새 성경으로 바뀐 것에 대해 의아했지만 옆에 있는 친구가 열심히 하면서도 자신과 같이 공부하는 것을 좋아하는 모습에 이내 마음을 잡고 성경 공부를 이어나갔습니다. 그리고 이 친구에게 여러 차례 호감을 표현했지만 그 친구는 “지금 하고 있는 공부가 끝나면 그때 가서 다시 이야기 하자”며 대답을 회피했습니다. 민성이는 이 친구에 대한 마음이 컸기 때문에 묵묵히 친구 곁에서 성경 공부가 끝나기를 기다리면서 공부를 계속했다고 합니다.


민성이에게 그곳이 신천지임을 확인시켜 주고 신천지가 왜 사회적으로도 문제가 되는 집단인지 구체적 근거를 가지고 이야기해 주었습니다. 그리고 안타깝지만, 버스정류장에서 접근한 친구 역시 신천지인이라는 것을 차분히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민성이는 이를 쉽게 받아들이지 못했습니다. 모든 정황이 그 친구가 신천지인임을 가리키고 있었지만, 민성이의 마음속에서 그 친구가 차지하는 비중이 이미 많이 컸기 때문입니다. 민성이는 그 친구가 자신을 속일 이유도, 필요도 없다고 믿었습니다. 민성이가 볼 때 그 친구도 성경을 배우는 것이 처음인 것 같았고 센터에서 만난 강사님과 사람들과도 처음 만난 사이처럼 보였습니다. 이 모든 것이 거짓이고 연기일 리 없다고 믿는 민성이의 믿음이 참으로 안타까웠습니다. 여기가 신천지라는 것이 확인된 이상, 오히려 그 친구에게 이 사실을 알려 같이 데리고 그곳을 나오는 것이 민성이에게는 더 중요한 문제였습니다.


그래서 민성이에게 지금 바로 그 친구에게 전화해서 “우리가 현재 배우고 있는 것은 이단 사이비 신천지 교리이고, 우리가 가는 곳은 신천지 위장 센터야. 그러니까 공부하는 것을 중단해야 해”라고 말한 뒤 이단상담소에 같이 갈 것을 권해보라고 조언했습니다. 민성이의 전화를 받은 그 친구는 지금까지 들은 것이 하나도 틀린 것이 없는데, 왜 그만두어야 하냐고 되물었습니다. 그러면서 “말씀이 맞다면 사람들이 이단이라고 해도 상관없지 않아?”라며 설령 여기가 신천지든, 하나님의교회든 끝까지 들어보자고 권했습니다. 오히려 민성이에게 세상의 기준에서 말하는 이단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하나님 말씀에서 벗어난 곳이 진짜 이단이라는 것을 센터에서 배우지 않았냐며 다그쳤습니다. 지금 우리가 배우고 있는 것이 성경 말씀에서 벗어난 것이 없으므로 이곳이 정통이고, 이곳을 이단이라고 하는 교회와 단체가 진짜 이단이라고 했습니다. 또한 민성이가 말씀을 제대로 깨닫지 못한 것 같다며 이 문제에 대해 센터 전도사님을 만나서 같이 상담해 보자고 했습니다. 덧붙여, 이단상담소는 강제로 개종을 시키는 곳으로 인권을 존중하지 않고 사단이 역사하기에 절대로 가지 않겠다고 단호히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한 번 더 이단상담소 이야기를 꺼내면 민성이와 다시는 만나지 않고 연락도 모두 차단하겠다고 엄포를 놓았습니다.


그 순간, 민성이는 이 친구가 신천지인이라는 사실을 더 이상 부정할 수 없음을 깨달았습니다. 민성이의 얼굴은 허탈함으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통화를 마친 뒤 한동안 민성이는 말을 잇지 못했습니다. 긴 침묵 끝에 툭하고 내뱉는 숨소리에서 민성이의 허탈한 마음이 고스란히 전해졌습니다. 그 모습을 지켜보는 마음 역시 무겁고 안쓰러웠습니다. 여러 가지로 마음이 복잡하고 혼란한 가운데 민성이는 깊은 숨을 내쉴 때마다 점점 어둠 속으로 가라앉는 듯 보였습니다. 민성이는 그 친구가 신천지였다는 것도 마음 아팠지만, 너무 쉽게 지금까지의 관계를 ‘차단’이라는 말로 단절하려는 모습에 더 깊은 상처를 받았습니다. 민성이의 상처받고 무너진 마음을 위로하며, 그동안 알게 모르게 스며든 신천지의 비논리적인 교리를 감정이 아닌 말씀과 사실을 기준으로 하나씩 확인하여 옳고 그름을 확인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말해주었습니다. 이후 바른 교리로 차근차근 바로잡아 나가기로 했습니다.


그렇게 민성이는 정수와 함께 상담소를 다시 찾아서 신천지의 잘못된 성경 해석과 정통 기독교의 바른 해석을 비교하며 바른 것을 정리해 나갔습니다. 그리고 성경에서 말씀하는 바른 복음을 처음으로 들었습니다. 시간이 흐르면서 민성이는 조금씩 안정을 되찾았고 무너졌던 마음도 차츰 회복되어 갔습니다. 아무 생각 없이 자신의 감정에 따라 잘못된 곳을 따라갔다며 자신을 탓하는 민성이에게, 민성이의 잘못이 아니라고 말해 주었습니다. 문제는 민성이가 아니라 처음부터 거짓으로 접근하여 친분을 쌓고, 민성이의 믿음과 마음을 의도적으로 이용한 교묘한 신천지와 그들의 포섭 방법이 잘못임을 분명히 짚어주었습니다. 그리고 처음부터 솔직하지 않은 모습으로 자신의 목적을 위해 다가온 관계는 건강한 관계가 아니며, 진정한 친구가 될 수 없다고 조언했습니다. 그리고 민성이를 위해 함께 기도하고 격려했던 정수는 민성이를 자신의 교회로 인도했습니다.


오늘도 정수는 민성이와 같이 헬스장으로 향합니다. 거짓으로 시작된 관계는 자신들과 같은 의견이나 생각을 말하지 않으면 바로 차단을 말하지만 진정한 친구는 그렇지 않습니다. 친구가 위험에 처했다는 것을 알 때, 관계를 끊어내는 것이 아니라 끝까지 곁에서 설득하여 분별하도록 돕는 것이 친구입니다. 정수 곁에는 민성이가 있었고 민성이 곁에는 정수가 있었습니다. 서로가 서로에게 힘이 되는 진정한 친구였습니다. 상담소에서 시작된 정수와 민성이의 회복은 단순히 이단에서 벗어났다는 것에 머물지 않고 일상에서도 스스로 분별하고 다른 사람의 이단 피해를 돕는 삶으로 지속되었습니다. 두 사람은 과거 신천지로 인한 상처로 허무와 무기력에 머물지 않고 자신의 경험을 통해 누군가를 살리는 삶으로 나아갔습니다. 과거의 상처를 딛고 선 회복이 또 다른 회복으로 이어지는 것을 보며 하나님의 일하심 또한 보게 됩니다.


일상에서의 삶을 회복한 두 친구의 앞날을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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